2019. 9. 5. 21:00ㆍ어느 순간
A가 B에게
안녕 B야
나는 지금 너와 함께 집으로 가는 버스에 앉아있어.
오늘 너와 함께한 하루는 나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행복한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 같아.
행복했고, 계속 너와 이런 일상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었어.
물론 네가 매일같이 나와 함께 하지는 못할테지만 때론 문자로, 때론 전화로 항상 너와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나는 참 행복한 것 같아.
오늘 너와 함께 처음 간 구봉산 카페거리에서 본 경치도 너무 좋았고, 전망대에서 함께 장난치고 사진 찍었던 추억도 참 내겐 소중하게 기억될 것 같다. 또 느끼하지 않던 빠네와 조금은 매웠던 리조또같은 밥도 참 맛있게 잘 먹었어. 마지막에 함께 갔던 카페에서 먹은 오미자차도 너랑 함께여서 그런지 더 맛있더라.
나를 보러 춘천까지 와줘서 참 고마워. 새벽까지 못자다가 아홉 시에 건 내 전화에 바로 와준 네가 참 고맙고 그래.(웃음)
종종 내 인생에서 네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곤 해. 솔직히 상상이 잘 안가. 대학와서 가장 크게 의지하는 게 너고,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다 공유하는 건 너뿐이니까. 진짜 너는 내게 참 소중한 존재인 것 같아. 참 잘 맞고, 유쾌하고 착한 너는 항상 내 투정과 고민을 짜증 없이 잘 들어주고 내가 힘들 때마다 많은 힘이 되어준다. 잘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정말 고마워.
너는 내 옆에서 너는 내 옆에서 잘 자고 있어(웃음). 피곤할텐데 오늘은 가서 푹 쉬렴.
내가 너한테 많이 의지하는것 처럼 너도 나에게 그래도 돼.
힘든 일 있으면 항상 말해주고 기쁜일도 함께 공유하자. 네가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너랑 같이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더 많은 추억도 쌓고 싶어. 앞으로도 나와 함께 행복한 일상 만들어나가 줘.
정말 많이 널 아끼고 좋아해 얼른 같이 멋진 어른이 되어서 더 멋진 추억들 만들어 나가자.
愛してる B야.
오글거리더라도 참고 잘 읽어줘서 고맙다..ㅎㅎ
과장님 ㅎㅎ 내일도 약속 없으시면 저 만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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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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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가 B에게
B가 A에게
안녕 A야
편지 고마워, 너무 잘읽었어
내가 자는동안 그런 걸 쓰고 있었을 줄이야…. 고개 박고 입맛 다시느라 몰랐네.(웃음)
나는 지금 잔뜩 흔들거리는 버스에서 한 자, 한 자 써내려 가고 있어 아저씨가 운전을 많이 난폭하게 하시네….
내가 잠을 못 자서 오늘 내내 멍도 많이 때리고, 쓸데없는 얘기도 막 하고….
사실 나는 오늘 너한테 참 미안하다고 이따금 느껴왔는데, 네가 너무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해주니까 생각이 많아지네.
너한테 정말 많이 의지하고 있어 A야. 하루하루 같이 견뎌내 줄 사람이 있어서, 그리고 그게 너라서 늘, 계속, 항상, 좋았어. 나는 늘 어중간한 사람이야. 네가 가끔 그게 내가 다 얘기해주지 않는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해. 너에게 얘기하고픈게 있다면, 충분히 생각하고 너에게 전할 테니. 나를 믿어줘.
나는 오늘 너와 함께한 골목 하나하나를, 푸릇하던 밤송이를, 주황빛 노을을, 분홍빛 구름을, 파아란 하늘 위를 내내 추억할 거야. 그리고 그 기억들로 앞으로를 살아갈 거야. 나도 너와 같아.
내가 첫째로 자라서 그런지 내색을 잘 못해. 표현하는 게 참 많이 서툴러. 너처럼 좋으면 좋다, 싫으면 별로다, 행복하다, 같이 더 있고 싶다. 이런 소소한 문장들이 나한텐 참 버거워. 그래서 글로 적어내는 것뿐이야. 그래서 가끔 너한테 미안해, 네가 표현해주는 만큼 표현해 주지 못해서. 늘 노력하고 있는데 잘되는 것 같진 않네. 네가 해주는 것만큼 해주려면 꽤 오래 걸릴지도 몰라. 그때까지만 꼭 참아줬으면 좋겠다.(웃음)
엊그저께 수화기 너머로 네 울음소리를 들었을 때 얼마나 마음이 먹먹했는지 몰라. 그 나쁜놈을 내가 정말... 후... 같이 울뻔한걸 간신히 참아냈어 나마저 울어버리면 네가 의지할 데가 없어질 것 같더라 너는 나보다 더 강한 사람인 걸 내가 알지만, 그래도. 그런 게 있잖아. 의지하고 싶다는 게 그런 거니까.
말이 주저리주저리 길어졌네... 내가 뭘쓰면 이게 문제야. 말이 많아 내가.
요는 그래.
나도 오늘 하루 너무 행복했고,
이렇게 힘든 여정을 내내 나 하나만을 위해서 와줘서 너무 고마웠고,
이제는 나도 춘천 자주 갈 수 있도록 노력할게.
춘천 좋아하니까.
게다가 이제 곧 가을이니까.
잎이 무르익어 가는 것 처럼, 우리도 그렇게 붉디붉게 물들어 가고 있는 거겠지. 그 가을을 맞이함에 있어 너와 함께라 참 좋다. 앞으로의 계절도 너와 함께 맞고 싶어.
고마워 A야.
2019. 0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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